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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

Paul.C 2016. 2. 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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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통해 한국이 요즘 얼마나 추웠는지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요즘처럼 이렇게 추운 날도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이곳도 이례적으로 기온이 급 강하하고 눈도 내리고 했습니다. 덕분에 집에 갇혀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집에 갇혀서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표현을 'cabin fever'라고 하더군요.


며칠이 지나서 눈은 그쳤지만, 아직 추웠습니다. 저도 답답한 마음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조깅을 하기위해 이동을 합니다. 아직 추운데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고, 심지어 반바지를 입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백인입니다. 정말 춥다고 하는 날에도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복장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다니는 사람이 많습니다. 다른 별에서 온 것 같습니다. 가슴 속에 보일러 한대씩 가지고 다니지 않고는 이런 추위를 맨살에 견딘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춥지 않냐고? 그래서 언젠가 한번 물어봤습니다. 하필 열심히 뛰었는지 등판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사람한테 춥지 않냐고 물어봤으니... 당연한 결과의 답변이 돌아옵니다. 그래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줬습니다. ^^ ㅠㅠ 그런데 이런 자신에 새삼 놀랐습니다. 표현이 점점 다양해 지고, 커지고 있구나. 정말이지 환경이 사람을 바꾸는 것 같습니다.   


한 동안 갇혀있다 보니 몸이 근질근질 하더니, 이 날 정말 열심히 뛴 것 같습니다. 제 등에서도 김이 모락모락 납니다. 하나도 춥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 춥지 않은 것과 백인들이 엄동설한에 반바지 입고 다닌 것과는 아주 다르지요. :) 제것은 인스턴트이고, 저들은 영구적인 것 같습니다. 진심 부럽습니다. 아...아마도 여름을 힘들어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건 여름에 다시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뛰다가 잠시 쉬면서 주변을 돌아봅니다. 눈에 익은 풀이 보입니다. 이것은 한국 아파트 화단에서 보았던 풀이랑 흡사하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 추운 며칠 동안의 밤낮을 견디고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심지어 풀 주변에는 눈이 녹은 것 처럼 보입니다. 이들에게도 에너지가 있어서 열을 만들어 낸 건가요? 아무튼 참 신기합니다. 




예전 사건이 하나 기억이 납니다. 세종기지 직원들이 보트를 타고가다가 뒤집혀서 조난 된 사건입니다. 기억 하시나요? 제가 아직까지 기억하는 이유는, 그 사건에 감정이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총 8명이 탄 보트가 뒤집혀 조난당했고, 그 중 아까운 생명이 1명 희생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7명의 생존기가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그 때의 기억을 다시 더듬어봐도 그들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히 하면 이렇습니다. 물에 빠졌기 때문에, 그것도 남극 바닷물에 말이지요. 일단 어떻게 육지(?) 방향으로 올라 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옷이 다 젖은 상태였기 때문에, 입고 있을 수가 없어서, 그 추운 날씨에 옷을 다 벗습니다. 다행인 것은 남극생활에 경험이 있던 사람이 있어서 급히 이글루를 만들어서 그 속에서 52시간을 추위와 싸우면서 견뎌 구조가 되었습니다. 


같이 있었던 동료들의 체온이 그나마 있었으니 살아남았지, 아니라면 장담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생과 사를 넘나드는 극한의 고통을 경험했을 겁니다. 그것은 구조된 후의 인터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가 물어 봅니다. 어떻게 살아 남았냐고... 그러자 생존자 1명이 대답합니다... 그때의 일을 다시 이야기 하려니 눈물이 앞을 가려 이야기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합니다. 아......


그 추운 겨울을 서로 붙어 겨울을 이겨낸 연약한 풀처럼,  혹독한 자연 앞에서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던 사람들도 서로 붙어 극한의 고통을 이겨냈습니다. 


현실의 삶으로 돌아 옵니다. 이 지구상에 살아가는 어떤 사람도 쉬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재벌 2세라도 남 모를 그들 만의 고통이 있을 겁니다.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극복하고 살아 남던가 아니면 주저 앉던가...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는 그 동안 주저 앉아 있었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이해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그렇게 체념하고 있었지요. 지금은 해결되었냐 구요? 아니요..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리고 앞길을 생각하면 걱정도 많습니다. 


하지만 주저 앉을 수 없기에 견디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

추위를 견디는 연약한 풀처럼, 그리고 남극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의 마음처럼 간절하게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견디다 보면 산세베리아가 꽃을 피우기도 하고, 2015/11/05 - [사진/사진 한장] - 산세베리아가 꽃을 피우다.

알로에도 꽃을 피웁니다. 불행히도 사진이 없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10년정도 키운 알로에가 어느날 꽃을 피웠습니다. 색은 주황색이었구요.


이렇게 우리 인생에도 꽃 필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꽃이 필 때까지 끊임없이 도전하고자 합니다. 


제가 힘들 때마다 들여다 보고, 좋아하는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 합니다.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내리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심지를 괴롭게 하고, 뼈와 힘줄을 힘들게 하며,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에게 아무것도 없게 하여 그가 행하고자 하는 바와 어긋나게 한다. 마음을 격동시켜 성질을 참게 함으로써 그가 할 수 없었던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맹자(孟子), ‘고자장구(告子章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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