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s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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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

동서양의 차이 - 나는 오늘도 뛰어야 한다

Paul.C 2015. 12. 5.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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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 동서양의 차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미국과 한국의 차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


제목이 중의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문자 그대로 살기 위해 뛰어야 된다는 의미다. 하루라도 거르면 몸이 힘들어 지고, 이어서 정신까지 헤이해 져서 생활 리듬이 깨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한국에 있을 때는 이렇게 운동을 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었던 것 같은데, 여기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몸이 무거워진다. 


연희동에 있는 외국인 학교 주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시간에 상관없이 조깅을 하는 외국인들을 많이 보면서, 궁금증이 생겼다. 저 사람들은 왜 뛰어다닐까? 운동을 좋아하나? 우리들은 그렇게 뛰지 않는데' 라고 말이다. 


한국에 있는 미국인으로 부터 들은 것은, 한국에 살고 있는 많은 외국인, 특히 미국인들은 자국의 음식을 그대로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태원뿐만 아니라 코스트코를 통해서 음식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반대로 나는 이곳에서 한국음식을 쉽게 구할 수 없다. 즉, 나는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을 똑같이 먹어야 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이곳의 음식도 나와 너무나 잘 맞는다. 느끼하고 기름기가 많은 음식들, 그리고 한국에 비해서 싼 맥주를 비롯해서...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다. 하지만 패스트푸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 있을 때는 먹을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쉽게 접하게 된다. 그리고 음료수 무한 리필. 그렇다, 내 입은 아주 싼 입이었다. 


그것을 알기에 근처도 안 가려고 했었는데, 여기에서는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한가지 자구책은 있다. 패스트푸드를 먹더라도 물이외의 음료를 시키지 말자' 라고 스스로에게 당부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쉽지 않다. '아... 모르겠다' 라고 하면서 벌컥벌컥 마셔 버릴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면 배가 나온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아침이 되면 뛸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요즘 무릎이 아파서 뛰기보다는 걸을 때가 많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을 한 결과다. 그러니 나온 배가 들어가질 않는다. 그래도 식사 때가 되면 기름진 음식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 참을 수가 없다. 


그냥 포기하면 살면 되지 않을까? 

예전에 100kg이 넘는 몸무게를 유지했던 적이 있었다. 모든게 불편했던 기억이 있고,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을 많이 잃었던 것 같다.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다행히 지금은 정상 체중이다. 어느 누구보다 몸무게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조금만 주의하지 않으면 나의 몸은 입으로 들어간 모든 영양분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흡수하는 것 같다. 효율이 좋아도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인류가 식량이 부족해서 죽어간다면 아마도 최후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지금으로서는 이것이 신의 저주인지 축복인지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뛰어야 살 수 있는 것이다. 몸무게를 조절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 하고 싶은 공부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목적이 있다. 그리고 건강하게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싶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여기는 몸이 아프면 한국보다 돈이 휠씬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의료보험은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인 것 같다.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휴!


이렇게 너무나 현실적인 이유로 오늘도 나는 열심히 뛰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미국인들도 나와 같은 이유로 뛰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면서 한식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한 깨달음이 생긴다. 그 속에 있을 때는 그것의 소중함을 전혀 알 수 없는 것 같다. 이제는 그리워도 쉽게 누리거나 얻을수 없다. 물론 방법은 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그렇게 하지는 않고 있다. 


한국에 있을 때 사우스 아프리카에서 온 흑인 부부를 알고 지냈다. 한국에서 2년정도 거주를 했었는데, 처음에 이들 부부를 본 느낌이 아주 좋았다. 그래서 더 쉽게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 표준 체중보다는 많이 나가는 체구를 유지했었는데, 볼 때마다 살이 빠지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해서 물어봤다. "무슨일 있어요?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아요?" "한국음식을 먹으면서 운동하고 있어요!". 이 부부의 뒷태를 보니 살이 얼마나 많이 빠졌는지, 엉덩이 쪽이 홀쭉해 졌고, 얼굴도 더 작아졌다.


이들에게 돌이 지나지 않은 딸이 하나 있었는데, 같은 또래의 한국 아이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말도 못하게 빠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엄마들처럼 아이들에게 이유식과 같은 음식을 준비하기보다는 어른들이 먹는 음식을 그대로 주는 것을 봤다. 그리고 이 예쁜 꼬마 아가씨는 뭐든지 정말 맛있게 먹었다. 심지어 콜라까지도 맛있게 먹을 줄 알아서, 그 모습을 보는 나 또한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 본성에 충실한 아기를 보니, 이들은 태생적으로 정말 잘 드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음식이 바뀌면서 몸무게가 감소하는 것을 느끼면서 운동까지 하니, 밝았던 표정이 더욱 밝아진 것 같았다. 


그런데 이들부부는 고향인 요하네스버그에 갔다오면 보기좋게 살이쪄서 왔다. 물론 고향의 푸근함으로 긴장이 풀렸고, 그 동안 못 먹은 음식을 마음껏 먹은 탓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렇게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레 느꼈다. 앞으로 어떤 음식을 먹고 몸무게를 어떻게 유지할 것이며, 어떻게 살아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살기위해 오늘도 뛰어야 된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1년 후에 나는 거대한 몸을 소유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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